음반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9번.. 11번..

rickas 2015. 2. 15. 23:54

 

 

지난 달에는 정초부터 여기저기를 싸돌아 댕겼더니 한 달이 어케 지나갔는지 졸라 부산스럽게 훌쩍 지나갔다.. 그러다 보니 뱅기를 타게 되면 늘상 뻔한 음악이 반복되지만 그렇게 뻔한 음악을 들어도 몸과 맘의 긴장감을 이완시켜 주고 정신적으로 박카스 한 병을 원샷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 음악이 제공하는 축복이 아닐까 싶은데.. 하여간 으레 마이뮤직에다 그 날 들을 음악을 졸라 옮겨 놓고 듣곤 한다능.. 근데 언제부터 생겨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와중에 버릇이라면 버릇인게 항시 슈베르트부터 듣게 된다는 것이다.. 주로 시작을 하는 음악은 그의 로자문데 서곡이나 교향곡 9번인데.. 이 음악부터 듣고 있으면 일단 향후에 벌어질 일들에 대한 생각이나 고민보다는 걍 맘이 푸근해지면서 먼가 속에서 따스한 온기에 둘러 쌓인 아련한 추억 같은 것이 건져져 올라옴을 느끼게 된다.. 머 나 같은 경우 슈베르트의 음악이 주는 각별한 맛이 그런 것이고.. 그래서리 아 ㅅㅂ 세상이 졸라 짜증나구 개 같을 때 해골보다는 가슴 속이 위로를 받기 위해 그의 음악을 들을 때가 많은 법인데.. 이케 출장에 앞서 막연한 불확실성으로 인한 긴장 상태를 이완시켜 주는데도 역시 갑이라는 생각이 든다.. 머 잡설이 졸라 길었는데 오늘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가 실려 있는 판을 올리려다 보니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능.. 이 판 역시 대딩 시절 서울음반이 멜로디아 라이센스로 클래식 판을 찍어 내던 시절 샀던 판일텐데 리히터 영감님의 연주로 슈베르트의 피이노 소나타 9번과 11번이 실려 있는 판 되겠다.. 판 껍닥의 뒷 면을 보면 1979년 2월 7일과 2월 24일의 동경 리사이틀 실황 녹음이다.. 이런 연주를 현장의 실황으로 직접 보면서 들을 수 있었을테니 왜구덜은 좋았을 듯.. -_-;;


조성 탓에 당연히 그렇게 들리는 것이겠지만서두 9번은 그야말로 밝고 싱싱한 여름의 아침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데.. 머 그렇다구 슈베르트의 음악이 그렇듯이 그저 졸라 떠들썩한 유쾌함 같은 그런 느낌과는 거리가 먼 밝음이라 하겠다.. 사실 이 곡이 쓰여진 것이 1817년인데 그가 당시에 느꼈던 본인의 상태는 결코 안정과 핼복의 느낌과는 거리가 먼 상태였을 것 같다.. 물론 그의 생애를 통털어서 과연 그런 때가 있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말이다.. 1816년에 4번과 5번 교향곡.. 현악 4중주 11번.. 바이올린 소나티나 3곡과 함께 몇 개의 교회 음악 작품 등의 다작을 쏟아 냈던 시기조차 슈베르트는 본인이 농노와 다름 없다고 생각했던 보조 선생질을 하면서 오만가지 회의에 사로잡혀서 슈퍼 개짜중이 나던 시기였던 만큼 그 다음 해라고 해서 그리 그의 사정이 눈에 띄게 나아지진 않았을 듯하다.. 그치만 그가 1815년에는 106곡의 가곡을 쏟아냈던 시기였고.. 1816년이 그런 다양한 작품들을 작곡한 해였던 것처럼 1817년에는 무려 7곡의 피아노 소나타를 양산해 내게 된다.. 그리고 그 해에 쓰여진 소나타 7곡 중 맨 마지막에 자리하는 것이 바로 9번 소나타 되겠다.. 그치만 그런 우울하고 암담한 현실과는 달리 곡은 조낸 싱싱한 아름다움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이에 반해 11번 소나타는 단조의 조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조성에서 느껴지는 음울한 느낌이 1악장의 시작부터 물씬 풍겨 나온다.. 이후에 제시되는 노래하는 듯한 주제는 역쉬 슈베르트는 이 맛에 듣는다는 것을 웅변하는 듯한 전형적인 슈베르트 타입의 서정적인 멜로디가 흘러 나오는데.. 그야말로 심쿵의 순간이다.. 이 곡은 9번이 쓰여지고 나서 그 이듬해인 1818년에 쓰여졌다는데 1악장과 마지막 악장의 일부분이 미완성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원래 3악장이었던 것을 나중에 아다지오 악장을 끼워 넣었다고 하는데 슈베르트의 형이었던 페르디난드가 갖구 있던 카탈로그에는 아다지오 악장이 2악장으로 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는 나중에 슈베르트가 위치를 바꾸었다는 얘기도 있구 머 그런데 어쨌거나 어디에 위치하건 그야말로 지친 영혼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한 평화로운 악장이다.. 그러면서두 먼지 모를 불안함이랄까 불편함은 여전히 기저에 깔린 듯한 느낌이 들고.. 4악장은 앞에서부터 이어져 내려 오던 불안감을 떨쳐 내려고 좀 달려 보는데 그게 여의치가 않은 듯 일부 파격적이고 생경한 씩씩함도 애써서 보여주려고 하지만 이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고 만다능.. 머 따지구 보면 그래서리 슈베르트의 음악이 알흠다운 것 아니겠냐..


연결시킨 링크는 11번 소나타인데 이 판에 실려 있는 것과 동일 음원인 리히터의 동경 실황 녹음이다.. 4악장을 듣고 있노라면 역쉬 리히터 영감님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어케 보면 졸라 단순한 음표들을 마치 갓 잡아 올린 물고기 마냥 생생한 생명을 하나씩 하나씩 불어 넣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