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든.. 현악 4중주.. Op.33 : 4-6번..
에스테르하지가의 군주들은 지네덜이 훈족인 아틸라의 혈통임을 주장했었단다.. 이러한 주장이 그저 단순한 뻥이 아니라는 것은 그들이 지덜의 딸린 식솔들에게 부여했던 처우를 통해서도 나타난다고 한다.. 조낸 싸가지가 없었다는 얘기다.. 1761년 하이든이 부악장으로 임명되었을 때 그의 직무는 무쟈게 상세하게 정해져 있었다.. 그는 제복을 입어야 했고.. 식사하기 전후로 자신의 주문을 보고해야 했으며.. 주문 받은 작곡은 절대 늦어서는 안 되었다.. 영주들은 하이든이 런던에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작곡가의 칭송을 받고 돌아오기 전까지는 그저 한찮은 인물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여겼다고 한다.. 1770년대 초반은 하이든의 젊었던 시절의 섬광이 타올랐던 시기였는데 단조와 원격조 그리고 격정과 같은 것들에 주안점을 두었던 시기였다.. 이런 것들이 소진되고서는 그 역시 주변의 환경.. 즉, 유쾌하고 멋진 교향곡들을 그의 고용주를 위해 작곡해서 조달하는 업자로서의 임무에 순응하게 된다.. 강렬하게 느껴지는 작품 번호 20번의 4중주들을 작곡한 이후 9년여에 걸쳐 하이든은 진정한 중요성을 지니는 기악곡들을 양산해내지 못했다.. 아마도 당시의 어떤 이는 하이든의 창조적 재능이 이제 거의 끝이 났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치만 그 후 미라클이 일어났는데.. 바로 1781년의 작품 번호 33번의 4중주곡이 그 출발점이었고.. 그로부터 이어서 십자가 위의 일곱 말씀.. 파리 교향곡들을 거쳐서 그 이후 20여년에 걸쳐서 점차적으로 창조력 MP가 만땅으로 차올라서 결국은 천지창조와 같은 만랩의 정점을 찍고 마는 기적을 일궈내게 된다.. -_-ㅋ 그러니깐 지금 올리는 판에 담겨 있는 현사들은 하이든의 창작력으로 보았을 때 매우 중요한 터닝 포인트를 찍는 곡들이라 하겠다.. 이 판은 비엔나 필하모닉의 악장 출신인 발터 벨러가 그 유명한 비엔나 콘체르트하우스 4중주단을 뛰쳐 나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든 벨러 4중주단의 연주로 4번부터 6번이 담겨 있다..
작품 번호 33번의 4중주는 모두 여섯 곡인데 이들은 흔히 러시아 4중주라고 불린다.. 이는 러시아의 대공 파벨 페트로비치에게 헌정되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앞서도 얘기했듯이 이 곡들은 하이든이 이룩한 최고의 위대한 시기의 시작을 알리는 서주라 할 수 있었는데.. 하이든 역시 이 곡들이 완전히 새롭고 특별한 방식으로 쓰여졌다고 스스로 기록하고 있다.. 그럼 머가 특별한 것이냐.. 하나는 기존의 미뉴엣이 여기서는 전부 스케르쪼나 스케르짠도로 표시되어 있다는 것인데.. 이는 나중에 베토벤의 위대한 스케르쪼로 발전해 가는 첫 번째 스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변화가 있는데.. 아마도 하이든은 이 곡이 작곡되기 전의 9년 동안 현사에서 악기들의 기능과 음악적 형식 및 구조 등에 관해 조낸 깊이 생각을 했었음이 분명하단다.. 그의 초기 현사들은 멜로디가 풍부한.. 그리고 별 생각이 없는 갈란트 스탈이었는데 작품 번호 20번의 현사에서 하이든은 대위법과 각 악기 간의 군형감을 회복시켰고.. 이 러시아 4중주에서는 그러한 대위법을 극한으로 발전시켜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하면서 사색적인 진지함을 갖추게 했다는 점이다.. 모짜르트는 이 곡들에 대해 졸라 칭송을 해대면서 이에 영감을 받아서는 일명 하이든 4중주를 작곡해서 하이든에게 헌정하기도 했다.. 사실 여기 이 판에 실려 있는 세 곡만 해도 머 그리 심오하다거나 하는 느낌까지 드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무엇인가 골빈게 아닌.. 오히려 지적인 쾌활함이랄까 하는 것들이 느껴지는데.. 무엇보담도 느린 악장에서의 심오한 정서는 이 곡들이 지닌 출중한 면이 아닐까 싶다.. 특히 다섯 번째 곡의 2악장 라르고 칸타빌레는 글룩 스타일로 알흠답게 꾸며진 사랑 노래의 느낌이라는데.. 머 무슨 노래가 되었건 그건 아무래도 좋고.. 하이든이 이룩해 놓은 아름다움의 지평이 여기저기 펼쳐져 있다고 할 때 그 중 꼭 한 자리를 차지할 만큼 조낸 이쁜 악장이다..
껍닥의 그림은 어느 넘팽이넘이 츠자에게 수작질을 하는 듯한 그림인데.. How do you do.. 라는 글귀가 써 있다.. 이는 5번 4중주가 가진 부제인데.. 오프닝의 네 개의 음표 때문에 그런 별명이 붙었단다.. 그림 상의 츠자는 걍 개무시를 하는 듯.. -_-;; 암튼간에 5번의 2악장 링크를 걸어 둔다.. 코다이 4중주단의 연주로 유감스럽게도 동영상은 아니지만.. 걍 들어주면 된다.. 그걸로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