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페.. 브람스..
예전에.. 그러니깐 길게는 20여년 전부터 해서 짧게는 10여년 전에 내가 즐겨 다니던 곳들.. 그게 음식점이건.. 까페건.. 암튼 기타 등등이 남아 있는 경우를 상상하는 것은.. 이넘으 졸라 다이나믹하신.. 청계천두 공구리쳐서 막 일직선으로 졸라 똑바로 뚫어대고.. 둥둥섬두 한강에다 막 띄우고.. 황금 세종대왕 마마 좌상두 길 한 복판에다 졸라 크게 들여 놓구.. 일단은 자칭 명품 아파트를 쳐 세워야 동네 집값두 뛰구 하니 재개발을 명목으로 하루빨리 밀어버려야 하는.. 졸라 하이 서울이라는 도시에서는 말도 안 되는 찐따같은 생각임에 틀림 음따.. -_-ㅋ 근데 간혹 가다 보면 이런 변화의 물결을 거스르는 아주 발칙한 것들이 있게 마련인데.. 나같은 인성이 삐뚤어진 잉간은 그런 걸 볼 때 졸라 기분이 좋더라.. -_-;;
오늘은 저녁 때 비두 오구 날씨두 어째 좀 구리길래 걍 무작정 와이프랑 밖으로 나왔다가.. 무신 생각이 들었는지 되는대로 차를 몰구 가다 보니 안국동이더라.. 그래서 기왕 온 거 여전히 브람스가 무사하신지 볼 겸 해서 근처에 차를 대고 간만에 브람스를 들어 가서 커피를 한 잔씩 빨구 나왔다.. 이 곳을 첨 다니게 된 건 예전에 대딩 시절 연애질 한창 할 때 불란서 문화원에.. 삼청동 수제비집에.. 브람스에서 커피에.. 머 그렇구 그런 코스로 돌아 다녔던 시절이었는데.. 그니깐 그게 지금 생각해 보니 벌써 25년 전이더라.. 물론 그 이후에 와이프랑 연애질하던 시절에두 이 곳을 자주 다니기는 했지만.. -_-;; 아무래두 결혼하구 나서는 굳이 여기까지 커피를 마시겠다구 올 일이 없으니 자연스레 발길이 끊어졌고.. 쌔발린게 별다방에 콩다방인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다 이 앞을 지나게 되면 반드시 이 곳이 무사한지를 확인하게 되는 습관이 생기더라.. 그래서리 적어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연중행사처럼 들르기는 했지만.. 어쨌거나 그런 25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이 곳에서 그 모습을 거의 그대로 보존한 채 머물러 있다는 것은 사실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 아닐까 싶다..
오늘 들어섰더니 손님이라곤 딱 한 테이블만 있구.. 흘러 나오는 음악은 누가 브람스 아니랄까봐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밖에서 보이는 간판은 그대로인데.. 입구에 세워진 안내판하구 계단이 완전히 새롭게 리모델링이 되어 개깜놀.. 근데 안에 들어가니 여전한 예의 그 어둑하고 눅눅한 분위기.. 바뀐 것이라곤 룸을 하나 만들어서 확장을 한 것 하구.. 몇 년전에 바꿨던 의자의 커버 색깔 정도.. 나머지는 거의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참.. 이 무신 해괴한.. 주인장님 말쌈이 좀 뜯어 고치려구 해도 이 곳의 골수 손님들이 절대 손을 못 대게 해서 걍 이대루 냅둬야 된단다.. ㅋ 머 지덜이 이 가게 맥여 살려 주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손도 못 대게 설쳐 댄다구 하니.. 솔직히 미안한 얘기이긴 하지만 나두 고맙다.. -_-ㅋ 서울 바닥 어디를 가서 30여년 전의 기억을 더듬고 반추해 볼 수 있는 장소가 그대로 남아 있는 데를 찾을 수 있겠는가.. 그런거 보면 어디선가 보았던 남자라는 동물은 과거를 먹구 사는 동물이라는 얘기가 실감이 난다.. 나이 좀 먹었다 하면 보통 하는 얘기가.. 왕년에 타령부터 해서.. 그 시절이 어땠다는 둥.. 어쩌구 저쩌구.. 오늘도 와이프랑 떠드는데.. 내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와이프는 현재의 얘기를 하구 있구.. 나는 옛날 얘기를 하구 있더라는 것.. 물론 흘러 나오던 음악도 나으 그런 과거 지향적 사고를 자극하는 곡이 흘러 나와서 그런 면도 있었겠지만 말이다.. 첼로 소나타가 끝나고 나오던 음악.. 비록 가을은 아니지만 비 내리는 늦은 봄날 저녁에 창 밖을 내려다 보면서 듣기에 졸라 로맨틱한.. 브람스의 교향곡 4번이었다..
그래서리 유튜브 링크 하나 걸어 놓는다.. 줄리니 슨상님의 4번이다.. 평양면옥 물냉면 같은 연주다.. 아 냉면 먹구싶당.. -_-;;
근데.. 좀 전에 이 글 쓰구나서 혹시 여기 브람스를 들락거리는 사람들도 있을까 싶어 까페 브람스라는 걸로 검색해 보니.. 졸라 머찐 흰색 건물로 지어진 레스토랑도 있더라.. 근데 건물에 붙어 있는 영문 표시 보구 졸라 개깜놀.. Brams 란다.. -ㅁ- 건물은 폼 나던데.. 마치 짝퉁 나이키나 아디다스에서 나오는 것 같은 포스가 넘친다.. -_-;; 작곡가 브람스하고는 다른 의미로 쓴 거겠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