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비버.. 묵주 소나타..

rickas 2013. 3. 31. 20:07

 

 

조금 전에 누가 AV 앰프를 쓸만한 중고로 추천해 달라고 해서 여기저기 돌아 다녔는데.. 다니다가 어떤 블로그에 보니 외국 여행 가서 나라 망신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얘기가 있더라.. 글을 대충 보다 보니 머 뻔한 얘기이긴 한데.. 왜 이 잉간들은 그리도 나라에 신경을 쓰는 것일까.. 내가 가진 개념으로는 좀 이해가 안 됨.. 내가 애국심이 조또 엄써서 그렇겠지만.. 그 정도 되면 나라 망신을 떠나서 그저 인간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추태를 보이는 것이고.. 그냥 인간으로서 망신을 당할 만한 것이건만.. 거기다 꼭 나라를 가져다 붙여서 들먹거린다.. 머 슈발..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갖구 태어나셔서 조국을 영광되게 발전시키겠다는 분들이 졸라 많아서리.. 항시 나라 걱정에 잠을 못 이루셔서 그런지는 모르겠다만.. 이게 더 우끼는 것은 한국에 들어 온 외국인의 눈에 비칠 나라 망신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전전긍긍한다는 것.. 그럼 외국 애덜 눈에 쪽팔리지 말자구 주접싸지 말라는거냐.. 기본도 안 되어 있는 꼴이 비일비재한 판에 머 그리 남의 눈을 의식하는지 참 이해가 안 감.. 걍 이대로 살면 안 되냐.. 그리 멀리 갈 것도 없이 주말에 한국에서 제일 손님들이 바글바글 꼬인다는 마트 가 보면 ㅅㅂ 답이 나오거덩.. 이건 남에 대한 배려라고는 거의 찾아 볼 수가 없는 수준.. 지 카트를 통로 한 복판에다 쳐박아 놓구.. 남들이야 지나갈 수 있건 없건.. 지 볼일을 본다.. 이건 나이가 쳐 먹었건.. 덜 먹었건.. 비슷하더라.. 그러니 ㅅㅂ 그런 것들한테 배우는 애새끼덜은 멀 배우겠냐.. 이런 거뜰이 외국 나가서 나라 망신 걱정을 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ㅋ 암튼간에 문화의 차이에 의한 문제가 아닌 그저 인간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꼴값에 관한 것이라면 그걸 나라 망신으로까지 격상시키는 상상력이 참 대단하다.. 나라는 잉간과 나라를 동일시하는 졸라 애국심.. 나로서는 존경스럽다.. 응?.. -_-;;


근데 왜 이리 글이 자꾸 지 멋대루 돌아 나가냐.. AV 앰프 찾는답시구 나라 망신을 걱정하시는 블로그나 쳐 보구서는 씰데없는 헛소리나 늘어 놓구 있으니.. ㅡ,.ㅡ 원래는 이 얘기를 할 것도 아니었고.. 그저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조용히 방에 앉아 음악을 듣던 얘기나 하려고 했던건데.. 마침 이 글을 치려구 앉아 있는 도중에 AV 앰프 얘기가 나오는 문자가 와서 잠시 외도를 하다 보니.. 이런 전혀 상관 없는 뻘소리만 잔뜩 늘어 놓구 말았다.. 본론으로 들어 가기도 전에 잡소리를 한참 늘어 놨더니.. 젠장.. 흥이 안 난다.. 그래서 이만 쓰련다.. 라구 하려니.. 이건 무신 개뻘짓이냐.. 하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더 쓰자면.. -_-;;

아침에 일어나서 조용한 방 안에 혼자 있는 김에 멀 들을까 곰곰 생각하다.. 마침 오늘이 부활절이라.. 생각 난 판.. 바로 비버의 묵주 소나타였다.. 사실 묵주 소나타는 지난 번에 한 번 포스팅질을 했던 것 같은데.. 아쉽게도 멜쿠스의 판을 올려 놓지 못했던 것 같아 걍 또 올린다.. 원래가 묵주를 하나씩 굴려 가면서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를 올리기 위한 음악이라고 하지만.. 이는 표제 음악으로서가 아니더라도 순수한 음악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영혼의 떨림을 일으키게 하는 대단한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이 곡에서 각 소나타마다 붙어 있는 제목을 음악을 들으면서.. 그리고 그걸 질겅질겅 씹으면서 볼라치면.. 음악과 너무나도 무시무시하게 딱 맞아 떨어진다는.. 그렇다는.. 특히나 소나타 6번부터 시작되는 예수님의 고뇌와 박해.. 그리고 십자가에서의 처형과 부활에 이르는 11번 소나타까지는 정말 음악만으로 바로 눈 앞에 펼쳐지는 숭고한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정말 이 곡 하나만으로도 비버라는 양반은 존경을 받고도 남을 만한 양반인 것 같은데.. 사실 그의 바이올린 소나타가 좋은 것들이 꽤 있더라.. 마침 오늘이 부활절이고 해서 부활절 아침에 듣기 딱 좋은 곡인데.. 골라서 올려 놓은 판은 역시 멜쿠스였다.. 이 양반 판은 오바하지 않는 적당한 그야말로 딱 적당한 신파가 흘러서 좋다.. 그에 비해 라우텐바허 누님은 넘 맑은 곰탕 같으시고.. 아마도 LP가 있었으면 내가 좋아하는 변퇴 형님인.. -_-;; 괴벨의 연주도 무쟈게 자주 들었을 듯.. 그게 좀 아쉽다..


부활절이니 만큼.. 땅이 갈라지구 나서 점점 기대감을 높여가다 마침내 소리 높여 기쁨을 노래하게 되는 11번 소나타를 걸어 놓는다.. 물론 멜쿠스의 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