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Doulce Memoire.. 16세기 프랑스 샹송..

rickas 2013. 2. 3. 22:31

 

 

요즘 마치 봄이 온 것 같은 따스한 날이 지속되더니만.. 오후 늦게부터는 눈이 내리고 있다.. 뉴스란 뉴스는 완존 단절된 속세를 떠난 거사의 삶을 살다 보니.. ㅅㅂ 눈이 온다는 것도 몰랐는데.. 집사람 얘기로는 눈이 내리고 나서 졸라 추워진다고 한다.. 그렇겠지.. 하도 1월이 따스하길래 지난 12월에 이미 떨 질알을 다 떨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했는데.. 그 정도로 물러갈 동장군이 아니기에.. 기대하시라.. 개봉박두를 보여줄지도.. 하여간 어제도 마치 봄 같은 따스함이 느껴지길래 그에 걸맞는 판을 한 장 꺼내서 들었다.. 사실 이 판은 내가 무쟈게 좋아하는 판인데 왜 여태 포스팅질을 안 하구 있었는지 나도 의문이다.. Doulce Memoire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는 Argo 레이블의 판인데.. 미쿡말로 치자면 Sweet Memory라고 하니 우리말로 치면 달콤한 기억 또는 좋았던 기억 또는 봄날의 기억.. 또는 리즈 시절의 기억.. -_-ㅋ 머 그런거 아닐까 싶다.. 실제로 가사 자체도 연애질 하느라고 예전의 좋았던.. 기쁨으로 가득찬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좆망이 되어 버려서 너무나도 한탄스러움을 노래하고 있다.. 곡조 역시 담담한 슬픔을 노래하고 있는데 이 곡이 이 판의 메인 테마가 되겠다.. 이 판은 16세기의 프랑스 샹송을 모아 놓은 판인데.. 노래들이 대개가 연애질에 망하구 난 다음에 연인을 그리거나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찌질이 노래들로 대부분 채워져 있다.. 그러나.. 그런 찌질함에도 불구하고 이 판을 내가 무쟈게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찌질해서이다.. 응.. 머라구.. -_-;; 머 그건 모르겠고.. 이유는 그런 내용의 노래들이긴 해도 그러한 슬픔을 표현하는 노래들이 너무나도 소박하고 담백한 느낌이 묻어 나서 전혀 부담 없는 사랑 타령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의 질알 맞은 과잉으로 이리저리 질질 싸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워낙에 고상해서리 그런 감정은 묻어 두고 신에 대한 일편단심을 노래하는 것도 아닌.. 이 판에 실린 대개의 노래들이 그저 인간 자체의 솔직한 감정을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수수하면서도 반짝이는 아름다움으로 표현을 해냈다는 것이 이 판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라 하겠다..


Doulce Memoire는 이 판에 모두 세 곡이 실려 있는데 원곡은 피에르 상드랭이라는 양반의 곡으로.. 이를 하프시코드로 편곡한 곡과 두 대의 리코더로 편곡한 곡이 두 개 더 실려 있다.. 모두 비슷한 시기에 편곡한 것들로 보이는데 둘 다 증말 보석같이 아름답다.. 리코더 연주는 데이빗 먼로가 맡고 있는데.. 참 이 양반도 안 끼는데가 음따.. 좀 오래 살았더라면 좋았을걸.. 이 판에서 거의 유일하다 할 수 있는 밝고 희망찬 분위기의 곡이 있는데.. Revecy venir du printemps.. 또 다시 봄이 왔다.. 라는 곡인데 사랑과 아름다움의 계절을 예찬하는 노래로.. 플룻과 비올라로 하는 반주가 소박한 인간들의 목소리에 더해져서 독특한 아취를 풍긴다.. 작곡가들은 대개가 듣보잡들인데 당대에 파리 일대에서 활동하던 양반들이라고 한다.. 그나마 눈에 익은 양반들은 랏소나 쟈느캥 정도.. 어쨌거나 먼가 따스한 봄을 기대하면서도 그 봄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사랑의 기쁨과 슬픔.. 괴로움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는 노래들로 가득찬 종합 선물세트 같은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