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탈리스.. Spem in alium..

rickas 2012. 9. 5. 23:35

 

 

바야흐로 박쥐 새끼덜의 전성 시대가 도래하였다.. 항상 대선을 앞두는 때가 되면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던데.. 낫살이나 쳐묵고 정신이 오락가락 하면서 개드립질을 쳐해대는 꼬라지를 보고 있자면 참.. ㅅㅂ 너님들도 대단하다.. 징그런 새끼덜.. 어쨌거나 권력이 영원하진 않게 마련이니 그때 그때 드라마틱한 변신을 통해 일신의 영달을 꾀하면서도 껍닥으로는 애국질을 쳐해대는 넘들을 보노라면 이것들은 아무래도 타고난 종자가 다른 듯.. --;; 하여간.. 권력의 부침 속에서도 죽을 때까지 흔들림 없이 지위와 권세를 누렸던 잉간들이 역사 속에서도 좀 있게 마련인데.. 음악 역사에 있어서는 탈리스나 버드가 그런 경우가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 오늘 생각난 김에 탈리스의 졸라 머찐 합창곡이 들어 있는 판을 올린다.. 타이틀 곡이 Spem in alium인 기멜의 소리 좋은 판이다..

 

탈리스가 세상를 졸업한 것은 1585년 11월 23일이었는데 이 판은 그의 사후 400주년을 기리기 위해 1985년 녹음되었다.. 그의 유해는 그리니치 성 알피지 교구의 성단소에 묻혔는데 이 곳이 1711년부터 1714년까지 재건축이 되는 바람에 그의 묘비가 분실되고 말았다고 한다.. 세상을 떠날 당시 그는 그리니치에 집을 한 채 소유하고 있었고 그의 유언장에도 상당한 양의 유산이 언급되었단다.. 따라서 적어도 메리 여왕 시대부터 왕실 예배당의 작곡가 중에서도 거장으로서 인정받았던 그였기에 우리는 어렵지 않게 그가 상당히 평안하게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는 영국의 종교가 권력이 바뀌면서 신교와 구교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동안에도 잘 살아 남아서 영화를 누렸다.. 머 그의 음악이 워낙에 뛰어났기 땜에 그러한 피바람의 와중에서도 능력을 인정받고 살아 남았다고 하는데.. 사실 요즘도 일반적인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런 꼬라지를 보기 어려운 판국에 더더욱 개차반일 것으로 예상되는 당시에 그런 이성적인 연유로 그가 살아 남았을 것 같지는 않다.. 그 왜 홍위병 타령 질알하다가 권력이 바뀌고 나니 가일층 더더욱 골때리는 새퀴덜로 채워 놓는 꼬라지가 현대에도 버젓이 벌어지는데.. --;; 그 당시는 오죽했겠냐.. 그런 고로 내 생각에는 탈리스라는 양반이 버드와 함께 엄청난 처세술의 달인이 아니었을까라는 추측이 안 들수가 없는 것..


다섯 파트 합창의 40성부로 이루어진 모테트인 Spem in alium은 르네상스부터 바로크에 이르기까지의 다성 합창곡 중에서 가장 유려한 작품이라 하겠다.. 비교가 될만한 작품들이 몇 개 있는데.. 예를 들자면 스트리지오의 40성부 합창, 조스캥의 24성부 합창, 오케겜의 작품으로 여겨지는 36성부 합창, 가브리엘리와 카버의 19성부 합창, 그리고 비버의 것으로 추정되는 53성부 합창 등이다.. 탈리스의 작품은 그 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데 그는 폴리포니와 호모포니를 매우 조심스러우면서도 교묘하게 잘 블렌딩하여 졸라 신비한 효과를 불어 넣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것은 일종의 학구적인 시도라고 생각되지는 않을 뿐더러 탈리스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비해 너무 과도한 쪽수의 합창단을 사용했다고 느껴지지도 않는다.. 가사의 내용은 간단하다.. Spem in alium이 No hope in any other 라는데.. 오직 당신만이 나의 희망이니 보잘것 없는 우리를 굽어 살펴달라는 내용.. 그래서 그런지 형식적인 쪽수야 방대하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는 상당히 소박한 느낌이 드는 곡이다..
탈리스가 이 곡을 작곡하게 된 동기에 관해서는 확실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그저 추정되는 바로는 당시 군주의 40번째 생일.. 그니깐 아마도 1556년의 메리 여왕일 것임.. 근데 엘리자베스 1세일지도 모른다고 함.. 그런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쓰여졌을 것이라는 정도이다.. 더 확실한 가정은 당시 런던에 있으면서 40성부의 곡을 썼던 스트리지오의 악보를 보고 자극을 받았을 것이라고 추정된단다.. 초연은 1570년 또는 1571년 런던 아룬델 하우스의 롱 갤러리에서 작곡자 자신의 지휘로 40명의 소년 합창단에 의해 이루어졌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 바리톤, 베이스의 5명이 한 세트로 이들이 8개의 집단을 구성해서 총 40명으로 이루어진 합창 음악이 만들어지는데.. 시작 부분의 솔로를 거쳐 점차적으로 성부가 가세했다가 흩어졌다가를 하면서 막판에 총 40명이 각자의 성부를 몽땅 질러대는 소리를 듣노라면 참 대단한 장관이다.. 이 곡이 이러한 합창의 정점을 맛보게 해 줄 수 있다는 점 이외에 증말 각별하게 좋은 점 하나는 오디오 테스트질 하기에 딱이라는 것.. 특히나 나한테는 카트리지를 갈구 나서 이 40명이 질러대는 소리를 얼마나 그럴 듯하게 표현해 줄 수 있느냐하는 것이 그 카트리지의 역량을 나타내는 척도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사족인데.. 껍닥의 사진은 뒤러의 자화상.. 이 양반은 지가 무척이나 잘났다고 생각을 했단다.. 그래서리 자신의 꼬라지를 예수님의 형상으로 그려 놓았다고.. 무어냐.. 그 엄청난 자신감은.. -_-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