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슈베르트.. 교향곡 4번..

rickas 2012. 5. 11. 23:10

 

 

5월도 벌써 삼분지 일이 지나갔다.. 어제까지는 낮에 환장맞게 더운 것 같더니만 오늘은 제법 쌀쌀한 느낌이 드는 것이 딱 좋은 기온이다.. 근데.. 5월이 되면 이래저래 맘이 무거워진다.. 특히나 그 일이 있은 이후로는 더욱 더 그렇다.. 계절은 좋은 계절이련만 일어났던 일들은 워낙에 비극적인 것들이 점철되어 있어서리 비록 생일도 껴 있는 달이다만 그리 반가운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올해는 또 얼마나 많으신 분들이 진상들을 쳐 떨어 주실지 참 ㅅㅂ 사뭇 기대가 되는 면도 좀 있다.. --;; 사실 머 아무려면 어떻겠냐.. 내가 알 바 아니지..

 

슈베르트를 듣는다.. 그의 교향곡 4번.. 비극적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교향곡.. 슈베르트의 교향곡 중에서 8번과 9번을 제외하면 그나마 좀 알려진 축에 드는 교향곡이긴 하다만 녹음이 그의 교향곡 전집 말구는 그리 흔하게 널려 있는 것 같지는 않아 좀 아쉽다.. 이거 졸라 머찐 교향곡인데.. 슈베르트가 이 곡을 쓴 것이 열 아홉살 시절이라고 하니.. 이 곡에서 느껴지는 정서의 깊이를 생각해 볼 때 이 양반도 참 별시리 대단한 양반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사실 슈베르트의 이 곡을 관통하는 정서야 제목이 붙어 있는 그대로 비극적이라는 단어로 대변될 수 있겠는데.. 한 단계 더 내려가 보자면 머 걍 내 꼴리는 대로의 생각에 지나지 않지만.. 소심한 저항과 처절한 단념으로 축약할 수 있는 곡이 아닌가 싶다.. 곡의 조성 자체가 베토벤 슨상께서 5번 교향곡의 후까시를 위해 사용하셨던 c 마이너를 사용하고 있는데.. 사실 느껴지는 정서는 베슨상의 것과는 대척점에 서 있는 듯.. 1악장부터 상당히 무게감 있게 시작해서 점점 긴장의 강도를 높여가다 마침내 뻥하구 터뜨려 버리는 것이 아니라.. 마치 모짜르트의 25번이나 40번을 연상시키는 슬픔의 질주가 시작된다.. 물론 모짜르트에서 느껴지는 비극성 보다는 좀 더 현실감과 무게감이 느껴지는데 본인에게 닥친 운명이랄까 아니면 시련 같은 것에 어떻게 해서든 저항해 보려고 하지만 이러한 시련을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찾아 가서리 배때지에 칼빵을 놓지는 못하고.. -_-ㅋ 그저 밑에서 나무만 흔들어대는 것 같은 소심한 영혼의 울림을 느낄 수 있다.. ㅅㅂ 맘이 아프다.. 이러한 감정은 2악장과 3악장의 불안하면서 모호한 과도기를 거쳐 4악장에서 결국 폭발해 버리고 마는데.. 먼가 처절한 느낌이 들면서도 결국은 본인에게 닥친 시련과 운명에 체념하고 단념하는 불행했던 한 천재의 스토리를 걍 영화 한 편으로 찍어낸 듯 하다.. 본인이 비극적이라는 부제를 붙였다고 해서 더 그런 느낌이 드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딱이다.. 이 양반두 예능감 좀 있다니깐.. --;;

 

올린 판은 쥴리니 슨상님과 시카고 심포니의 연주다.. 뵘 슨상님의 연주에 비해.. 사실 둘 다 비슷한 느낌이 들기는 한다만.. 그래도 쥴리니 슨상님의 연주가 쪼끔은 더 똘망똘망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이게 한 세상 살구 나서 오만 평지풍파에 시달린 후에 느끼는 비극적인 감정이 아니라 그보다는 훨씬 젊은 시절에 덮쳐 오는 시련에 대한 비극성이라고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쥴리니 슨상님의 판에서 느껴지는 오바하지 않으면서도 산뜻한 뽄새가 약간은 더 맘에 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