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바하.. 골드베르그 변주곡..

rickas 2010. 1. 4. 22:29

 

 

눈이 왔다..

이번엔 그냥 온게 아니라.. 아주 퍼부었다.. 정초 첫 출근 날부터 이게 웬 ㅈㄹ.. 덕분에 평소에는 40분이면 가뿐한 길을 5시간을 걸려서 갔다.. 도착하자마자

점심 먹고 났더니 온 몸이 쑤셔 오는 듯.. 서울이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기록이라던데.. 아주 경사났네.. 뭐 이 정도 온 것 가지구 또 기상대 욕하는 인간들 있던데.. 아니 말이사 바른 말이지.. 기상대 야유회날 비 온다던데.. 뭘 그리 바라나.. 그리고 이번 건은 거의 천재지변 수준이라 이걸 제대로 예보 못 했다고 불평하는 것 자체가 좀 너무하다는 생각.. 암튼 간에 오늘 다시금 4륜 구동의 위대함을 느꼈고.. 4륜 구동 아니라.. 40륜 구동이라고 해도.. 이런 날 차 가지구 나가는 것 자체가 ㅂㅅ인증.. -_-;; 아침에 꼬라지를 보니 이성은 말리는데.. 손발이 차로 움직여 가는 그런 상황.. 그래서 걍.. 에라.. 어케 되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출발.. 물론 남들 버벅대는 길을 늠름하게 잘 올라가긴 했는데.. 가다가 중간에 지하 차도에 갖혀 있다 보니.. 아.. ㅅㅂ 내가 왜 이랬을까.. 후회 만빵.. 지하 차도 속에 갖혀서 자빠져 있다 문득 음악 생각이 나서 라디오를 틀었다.. 계속 틀구 다니던 MP3 CD에 있던 음악이 흘러 나온다.. 바하의 골드베르그 변주곡.. 수면용으로 작곡했다지만 그래서 그런지 온 몸이 갑자기 노골 노골해지는 느낌.. 항상 음악이란건 뜻하지 않은데서 만나는 것이 평상시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법.. 어두컴컴한 지하 차도 안에서 흘러 나오던 바하의 골드베르그 변주곡.. 그래.. 이 곡이 수면은 뭣하더라도 심신을 이완시키는 약발이 듣긴 듣는구나.. 하는 새삼스런 느낌.. 역시 바하 슨상님은 언제 어느 순간에 들어도 어떤 상황에든 어울리는 그의 음악만의 향취가 있는 것 같다..

 

차 안에서 들은 것은 집에 있는 앙타이의 쳄발로 연주 CD에서 MP3를 추출한 것.. 여기에는 레온하르트의 판을 올린다.. 저녁 때 좀 일찍 퇴근해서 아침 생각이 나길래 느긋한 마음으로 이 판을 올려 놓군 이 곡을 다시 들었다.. 아까와 같은 이완감은 안 들어도.. 밖으로 보이는 눈 덮인 거리와 가로등 불빛에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음악을 들려준다.. 쳄발로 소리가 녹음이 무척 깔끔하게 잡혀 있는 것 같고.. 아르히브 판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쳄발로 녹음에 비해 덜 경질의 소리를 들려 주는 것 같다.. 연주는 레온하르트.. 뭐 그냥 재미없고 심심한.. 뭔가 짜릿한 느낌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연주지만.. 뭐 꼭 골드베르그 변주곡에서 롤러코스터를 때마다 탈 필요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