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타르티니.. 바이올린 협주곡..

rickas 2009. 6. 12. 00:11

 

 

정신 없이 바쁘게 지내다 보니 하루 하루가 후딱후딱 지나가고 있다.. 다시 일상 속으로의 몰두..

궁상 떨고 있기에는 할일이 너무 많고.. 찌질대고 있기에는 시간이 아깝다.. 그저.. 다만.. 끈을 하나는 놓고 있지 않는다는 그런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 뿐이다..

가능하면 위선자 새끼들 면상 좀 쳐내미는 꼴 좀 안 봤으면 좋겠는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여기저기 면상을 쳐내미니 대략 난감이다.. 머.. 니덜은 그케 살아라.. 생겨 쳐먹길 그런걸 우짜겠냐.. 바랄걸 바래야지.. 인간이 갑자기 변하면 관 짜고 해골 눕힌다더라..

 

음악 들을 시간도 별로 없는 와중이긴 하지만.. 손에 잡히는 판이 있길래 한 장 올려본다..

타르티니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3개 실려 있는 판이다.. 우토 우기의 바이올린.. 클라우디오 시모네가 지휘하는 이 솔리스티 베네티의 연주..

타르티니는 바이올린의 역사에서 연주자, 선생, 이론가, 작곡가로서 다방면의 족적을 남긴 하나의 이정표 역할을 했단다.. 다재다능.. 팔방미인.. 머 그랬다는 얘기인가 본데.. 음악은 전형적인 빠름.. 느림.. 빠름의 형태를 지닌 곡들이다.. 코렐리.. 아니 이태리의 전통인 "뽄새나게 연주한다는 것은 뽄새나게 노래 부르는 것"이라는 전통과 맞닿아 있는 곡과 연주가 담겨 있는 판이다..

 

사실 이 판은 앞에 있는 그림이 눈길을 잡아 끈다..

다비드 테니르스의 그림인데.. 가운데에 해골이 위치한 전형적인 바니타스 정물화이다.. 빛은 왼쪽 위에서부터 오른쪽 아래쪽으로 사선으로 들어 오고 있는 것 같고 악보가 이래저래 널려 있는 꼴이 세속의 영광이 덧없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하고 내 꼴리는대로 해석.. 사실 그림 우측 위에 보면 바니타스 라고 쓰여 있는 종이 쪼가리도 보인다.. 헛되고 헛되고 모든 것이 헛되다.. 라는 주제의 그림들이 그 당시 네덜란드에서는 유행했었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신기하기도 한 것이.. 저래 헛되다는 타령을 하면 보통은.. 에라.. 십라.. 인생.. 머 있어.. 걍 술이쥐.. 그러면서 술이나 쳐먹거나 아님 하여간에 뭔가 삽질이나 할 것 같은데.. 그런 의미로 그림이 그려진게 아니라 인생이 이만큼 덧없으므로 이승에 있을 때 괜히 개삽질 하지 말고 조신하게 살자는 의미였다니 참 건전 사회였나 보다.. 예나 지금이나 인생 허망하긴 마찬가진데.. 마치 천년 만년 살 것 처럼 질알을 떨어대는 꼴을 보면.. 참.. 어이가 뒷골을 때린다.. 지금 누리는 꼬라지로 영생을 살거라고 세뇌를 당한 새끼들이 득시글 대서 그런가.. 풋..

 

자켓 뒷면에 있는 데이타를 보니 사운드 엔지니어의 이름이 낯익다.. 욜란타 스쿠라.. 비온디의 사계부터 시작해서 그의 녹음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던 Opus111 CD에서 프로듀서와 엔지니어를 맡았던 그 양반이다.. opus111에서는 머랄까.. 좀 깍쟁이 같은 소리를 들려 줬는데.. 이 판은 LP라는 매체의 영향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Opus111 시절 보다는 묵은 시절이라 그런지 좀 따뜻한 느낌이 드는 녹음을 들려 준다.. 그렇지만 뛰어난 녹음이라는 느낌에는 아쉬움이 남는 판이다.. 에라토가 다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