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3중 협주곡..
이 곡을 처음 듣게 된 것은 역시 서울음반 덕분이었다..
예전에 EMI 라이센스로 테이프만 나와 있고 LP는 나오지 않던 시절.. 음악동아에서 평론을 보곤 무척이나 호기심이 생겼었는데.. 곡 자체는 별로인데..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로 이루어진 협주곡이라.. 특이하다는 그런 평이었다.. 물론 카라얀.. 오이스트라흐.. 로스트로포비치.. 리히테르.. 그 녹음..
하여간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당시 EMI 라이센스를 틀어 쥐고 LP는 제대로 찍어내지 않던 오아시스 잉간들 한테는 저주가 내려야 한다.. 반면에 성음은 말할 것도 없지만 가뭄에 단비를 퍼부어 주었던 서울음반은 자손만대 축복이 있어야 한다.. 지금이야 아무런 제약이 없이.. 물론 쩐이 있어야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하기도 하고.. 구하려면 어느 정도 구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언감생심 EMI의 클래식 LP 들은 정말 구하기가 힘들었다.. 결국 나중에 계몽사가 라이센스 판권을 가져간 다음에야 줄줄이 찍어내기 시작했지만.. 그건 이미 LP의 끝물이었기 때문에 한때 반짝으로 그치고 말았고.. 무엇보담도 서울음반에서 찍어내기 시작했던 RCA.. 텔덱.. 멜로디아.. 에라토.. 훙가로톤 등은 왠지 성음과 지구로는 어쩔 수 없이 생기던 갈증을 어느 정도는 해소시켜 주었던 고마운 존재들이었다.. 그 당시에 멜로디아 레이블로 카라얀.. 오이스트라흐.. 로스트로포비치.. 리히테르의 판이 나왔었고.. 그 덕에 냉큼 사서 열심히 들었던 기억이 난다.. 잘난 평론가 들이야 곡 자체가 뭐 시원치 않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넘치는 선율과 에너지.. 그리고 오케스트라와의 조화.. 등등 모든 면에서 걸작이라고 충분히 칭할만한 곡이다.. 특히나 그 시대 전까지 흔하던 양식이었던 합주 협주곡을 근대적으로 제멋대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역시 베슨상.. 멋진 분이시다..
카라얀의 판은 예전에 잘 들었었지만 요즘은 주로 프리차이의 판을 듣는다.. 이 판이 바이올린과 첼로.. 피아노 소리가 더 선명하게 녹음이 된 것 같고.. 무엇보담도 오케스트라와의 호흡이 죽이 착착 맞아 들어가는 짜릿함을 선사한다.. 슈나이더한과 푸르니에.. 안다.. 솔리스트 세 양반의 연주.. 눈부시다.. 새해 첫 날 아침.. 무슨 곡을 들을까 하다가 이 판을 올려 놓았다.. 올해는 끊임없는 전투력이 요구되는 한 해가 될 것이고.. 이 곡에서 느껴지는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내 생활에 넘쳐 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