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모짜르트.. 디베르티멘토..

rickas 2008. 4. 12. 20:43

 

 

"죽음이란.. 모짜르트를 듣지 못하게 되는 것.."

졸라 뽀대나는 말이다.. 아인슈타인.. 물리학만 잘 한게 아니라 말빨두 죽인다.. 그의 음악에 대해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이렇게 잘 표현한 말이 또 있을까.. 푸르트뱅글러가 얘기했다는 "질주하는 슬픔.." 이 말도 공감이 가기는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했다는 말만큼의 절절함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방금 말을 바꿨다.. 원래.. 말만큼의 임팩트를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였는데.. 내가 별로 영어 교육도 션치않게 받은데다 발음도 션치 않은 것 같아 우리말이 더 느낌을 잘 나타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바꿔 버렸다.. 몰입교육을 못받은게 한이다.. ㅡㅡ;;) 어디선가 봤던 얘기 중에 클래식 음악을 첨 들을때 모짜르트로 시작하고 그래서 이것저것 듣다 결국에는 다시 모짜르트로 돌아온다고.. 그런 얘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 나같은 경우는 모짜르트를 떠나 있었던 적은 잠시도 없었던 것 같다.. 그냥 그의 음악이 좋았다..

 

모짜르트가 내 일상에 제일 깊은 영향을 주었던 적은 집사람이 애를 가졌을 때였다..

우리집은 내가 줄기차게 음악을 들어왔던 고로 별도로 태교 음악이랍시고 틀어대지는 않았다.. 그런데.. 우연인지.. 실제 연관이 있었는지는 지금도 아리까리 하지만.. 희한한게 모짜르트 음악이 들리면 애녀석이 집사람 뱃속에서 요동을 치는 것이었다.. 소리에 반응을 하는 것은 분명했는데.. 우연치곤 희한했던 건 음악에 따라 전혀 달랐던 것.. 특히나 모짜르트의 교향곡 38번을 틀어주면 워낙에 반응이 격렬해서 둘이 무쟈게 웃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사진의 판은 모짜르트의 디베르티멘토를 담은 앨범이다.. 매리너와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더필즈 연주.. 그의 희유곡은 얼핏 들으면 그저 그냥 가벼운 곡이다 싶을 수도 있는데.. 신경 써서 들어 보면 그리 간단히 넘어가지 못할 아름다움이 곳곳에 반짝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 판은 내가 가지고 있는 판들 중에서 정말 손으로 꼽을만큼 소리가 좋다.. 물론 내가 데카 와이드밴드나 EMI의 골드앤화이트를 줄줄이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니 실제 소리 좋은 판이 얼마나 되겠냐마는.. 그나마 그 중에서 소리가 무지 좋은 축에 든다.. 아르고의 오벌 로고.. 공기 중에 넘실거리면서 흘러나오는 현의 소리가 무쟈게 생생하게

들린다.. 어찌 들으면 현장에서 듣는 것보다 좀 더 과장된 소리로 들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무튼 소리 정말 쥑이는 판이다.. 카트리지를 바꾸거나 프리를 바꾸면 제일 먼저 걸어 보는 판 중의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