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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샤르팡티에.. 성탄 파스토랄..

by rickas 2023. 12. 23.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졸라 우끼는 일 중의 하나가 케잌이 날개 돋친 듯 팔린다는 사실이다.. 예수님 생일 케잌을 사해만민이 나누어 먹느라고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ㅋ 그거하고는 완전 별개로 오래전부터 일종의 비즈니스로 자리잡은 문화를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긴 뭐 개신교가 자본주의의 논리를 탄탄하게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으니 따지구 보면 둘 사이에 연관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겠다.. 크리스마스가 얼마 안 남은 이 시점에 왜 하필 뜬금 없는 케잌 타령이냐 하면 어렸을 적 요맘 때 형성된 기억의 이미지 중에서 케잌과 관련된 것이 꽤나 선명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뭐 별시리 거창한 기억은 아니고.. 울집두 당연히 예수님 생일 케잌을 나누어 먹느라.. -_-;; 내 기억에 아마도 초딩 중에서도 저학년 시절이었던 것 같은데.. 엄마를 따라서 시장에 갔다가 크리스마스 케잌을 사갖구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당시에는 뉴욕제과니 고려당이니 아님 태극당 또는 독일빵집 등등 머 그런 빵집들이 유명했는데.. 울 엄마는 주로 가까운 뉴욕제과를 이용했던 것 같다.. 암튼 거기서 케잌을 사갖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길바닥 노점상들이 쭉 늘어서 있는 길을 지나게 되었는데.. 노점상 중에는 당근 겨울이면 먹어줘야 하는 군고구마를 파는 노점이 있었고.. 아마도 내가 사가자고 했겠지만 암튼 거기서 군고구마를 사게 되었다.. 장사하는 분은 애를 업고 있는 아주머니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엄마가 들고 있는 케잌을 보더니만 그거 얼마나 하냐고 물어 보더라.. 그리고선 엄마 대답을 들은 그 아주머니가 한숨을 푹 쉬면서 뭐라뭐라 얘기를 했는데 내용은 생각이 안 난다.. 다만 군고구마를 건네던 그 아주머니의 표정이나 말투가 그 어린 나이에도 내 기억에 이미지처럼 박혀서리 아직도 떠오르는 것이다.. 왜 그게 어린 나이에 그리도 인상 깊게 느껴졌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는데.. 어른의 사고 방식과 논리로 설명하자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초딩 애새끼가 무슨 사회의 부조리니 불평등이니 머 그런 되두 않는 생각을 했을리는 없고.. -_-;; 그런 이미지가 남은 시절이 졸라 꼬꼬마 시절이었다는 것이 지금의 나로서는 설명할 수가 없다.. 분명한 것은 뭔가 졸라 불편하면서 슬픈 그런 감정이 일어났다는 것 정도 아닐까 싶다..

크리스마스 얘기를 하려다 보니 얘기가 졸라 사정없이 새구 말았는데.. ㅋ 오늘은 낼모레가 크리스마스이다 보니 소위 성탄 음악이나 한 장 꺼내서 들었다.. 사실 연말이 되면 이래저래 무대에 많이 올라오는 곡들이 있지만 머 내가 음악을 딱히 그런 철따라 유행따라 듣는 것두 아니다 보니 여태 그런 대표곡들인 슈트라우스의 박쥐나 헨델의 메시아 같은 판들을 못 올리긴 했다.. 사실 얼마 전에 들었던 박쥐 판이 꽤나 신박해서리 이 판 역시 나중에 생각나면 올려 볼 요량인데.. 오늘은 샤르팡티에의 성탄 파스토랄이 실려 있는 판을 올린다.. 크리스티가 지휘하는 레자르 플로리상의 연주로 프랑스 아르모니아 문디 판이다.. 얘덜 판은 일단 껍닥에서 한 오십 프로는 먹구 들어가는 느낌인데.. 이 판 역시 예외가 아니다.. ㅋ 껍닥의 그림은 루브르에 걸려 있는 조르주 드 라 투르의 '목동들의 경배' 라는 그림이다.. 요셉으로 보이는 이가 들고 있는 중앙의 약간 오른편에 있는 촛불에서 나오는 빛이 그림 전체로 퍼져 나가면서 은은하게 어둠을 밝히고 있는데.. 정말 이 양반은 어둠과 빛의 대비를 극적으로 연출하는 솜씨가 간지 작살이다.. 걍 분위기 자체가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한 곡조 때릴만한 그런 풍경이라는.. 근데 이 껍닥 그림의 함정은 자켓에 그림을 넣다 보니 비율이 안 맞아서 어쩔 수 없이 그랬겠지만.. 그림의 주인공인 아기 예수가 원래의 그림에는 하단부에 자리잡고 있는데.. 그니깐 이 그림의 등장 인물들이 내려다 보구 있는 위치에 구유에 누운 아기 예수가 있지만.. 이 판 껍닥에서는 이 부분을 통째로 날려 먹었다는 것.. 머 어차피 요즘 크리스마스도 예수하고는 딱히 상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보니 그랬을까 싶기도 하다는.. -_-;;

샤르팡티에의 성탄 파스토랄 그니깐 성탄 전원곡 내지 목가라고 해야되나.. 암튼 이 곡은 프랑스 음악계에서 최초로 위대한 오페라가 등장하던 시기와 동시대의 작품으로서 놀라운 독창성과 창의적 강렬함이 돋보이는 이 시대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샤르팡티에는 1670년대 초 이태리에서 얻은 노하우와 경험을 파리로 가져올 수 있었고.. 몰리에르와의 짧지만 밀도 있는 협력을 통해 당시 파리 엘리트들의 문학과 음악에의 열정에 자극을 줄 수 있었다.. 프랑스 음악에서 전원곡은 이태리에 이어서 번성했던 장르인데.. 성탄 전원곡은 음악적 서술에 있어서 특정 서식을 유지하면서 오랜 기간 동안  하나의 장르로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곡은 르 송 드 테네브르나 그리스도의 죽음에 관한 기도문 같은 그런 어둠의 다크니스가 폴폴 풍기는 것과는 거리가 먼.. 목자들 간의 대화, 천상의 개입과 신탁, 춤곡 형태의 농촌 생활 장면 및 구전 등과 같은 다양한 특징들이 가사와 음악으로 녹아 있는 따뜻하면서 밝고 흥겨운 느낌의 곡이라 하겠다.. 연결시키는 링크의 음악은 영국의 연주 단체인 Solomon's Knot 그니깐 솔로몬의 매듭이 되나.. 머 그런 단체의 연주로 걸어 놓는다.. 2019년 12월 9일의 런던 세인트 존스 스미스 스퀘어 실황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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